감동글 [스크랩] 감동의 이야기 야벳스 2013. 3. 19. 16:17 감동의 이야기 나는 아주 오래 전 이십 대였을 때 세인트루이스 피아노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우리는 작은 마을의 지역 신문에 광고를 내고 피아노를 팔고 있었다. 그런데 남동부 미주리 지역의 한 신문에 광고를 낼 때마다 매번 어떤 할머니에게서 엽서가 날라 왔다. 할머니는 앞뒷면 모두를 빽빽하게 다 채울 만큼 사연이 길었는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 어린 손녀를 위해 새 피아노 하나를 배달해 주십시오. 빨간 마호가니였으면 합니다. 내가 한 달에 10달러씩 꼭 지불하리다." 물론 우리는 한 달에 10달러만 받고 새 피아노를 판매할 수는 없었다. 어떤 금융 회사도 그렇게 적은 금액으로 할부 계약을 맺으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엽서를 무시해야 했다. 어느날 그 지역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을 때 나는 그 엽서 생각이 나서 호기심이 발동하여 그 할머니 집을 찾아가 보았다. 그들은 목화밭 한 가운데 방 한 칸 짜리 통나무집에서 살고 있었다. 전화도, 확실한 직장도, 자동차도 없었다. 지붕은 곳곳에 구멍이 나서 비가 오면 샐 것 같았다. 10살쯤 되어 보이는 그녀의 손녀는 발에 질질 끌리는 옷을 입고 맨 발로 뛰어 놀고 있었다. 나는 할머니에게 당신의 신용 상태로는 도저히 그렇게 장기 할부 계약을 맺을 수 없으니 이제 신문 광고 보고 엽서 보내는 일은 그만 두시라고 말했다. 그렇게 해서 일이 잘 정리가 되고 나도 그 일을 잊고 심적 부담감을 덜었으면 좋았으련만 할머니는 똑같은 엽서를 거의 6 주에 한 번씩 보냈다. 한 달에 꼭 10달러씩 지불하겠다는 맹세도 빼놓지 않았다. 가슴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피아노 회사를 하나 차리고 광고를 내자 이번엔 내 앞으로 그 엽서가 배달되었다. 마침내 어느 날 나는 결심을 했다. 빨간 마호가니 피아노를 트럭에 싣고 그 집으로 갔다. 나는 할머니에게 따로 사적인 계약을 맺자고 제의하고 이자는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앞으로 52개월 동안 한 달에 10달러씩 부쳐 달라고 얘기했다. 지붕을 잘 살펴서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을 만한 장소에 피아노를 갖다 놓고 나는 그 집을 나왔다. 사실 돈을 받을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합의한 대로 할머니는 52개월 동안 꼬박 꼬박 돈을 부쳐 왔다. 어떤 때는 카드 한 장에 테이프로 동전들을 오밀조밀 붙여서 보내오기도 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20년 동안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멤피스에 출장을 갔다가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라운지로 나왔다. 바에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데 너무도 아름다운 피아노 음악이 들려 왔다. 어떤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그랜드 피아노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나도 한 때 피아니스트로 활동한 적이 있어서 좀 들을 줄 아는데, 그녀의 유명 피아니스트를 뺨치는 연주 실력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나는 음료수를 들고 그녀의 가까이에 가서 음악을 감상하였다. 그녀는 나를 보고 미소를 간간이 짓더니 휴식 시간에 내 테이블로 와서 앉으면서 물었다. "혹시 당신 옛날에 저희 할머니한테 피아노를 파신 분 아니세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 재차 물어 보고 그녀의 설명을 듣고서야 나는 마침내 기억이 났다. 이럴 수가, 이 여자가 그 어린 손녀였다니! 그녀의 할머니는 피아노 레슨을 가르칠 형편이 되지 않아서 그녀는 라디오를 들으며 피아노 연주를 공부했다고 한다. 주말이면 할머니 손을 꼭 붙잡고 2마일이나 떨어진 교회에 연습을 하러 갔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틈틈이 도둑 연주를 해야 했다. 할머니가 피아노를 들여놓은 후 그녀는 열심히 피아노를 연습해서 음대에 장학생으로 진학했고, 많은 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지금은 부유한 변호사 남편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피아노가 어떤 색깔이었는지 물었다. "빨간 마호가니였죠. 왜 물으시죠?"라고 그녀는 대답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훌륭한 피아노를 한 달에 10달러씩 내고 사고 싶다고 끈질기고 대담하게 요구했던 할머니의 심정을 그녀가 알았을까? 결코 알지 못했으리라. 갑자기 목이 메어 왔다. 마침내 내 방으로 그만 올라가 봐야 겠다고 말하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래도 남자라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출처 : 좋은 글 중에서 출처 : 겨울 바다와 파도글쓴이 : 강의리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