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글

[스크랩] 나이들어가는 남편

야벳스 2007. 7. 6. 17:28

      시집와 25년째 남편의 손톱과 발톱을 주기적으로 잘라 줍니다. 처음엔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라줬습니다. 조금 세월이 지난뒤에는 습관적으로 잘라줬지요. 지금은 안스러운 마음으로 잘라 줍니다. 며칠전 어느 날이었습니다. " 여보, 내 손톱 좀 깎아봐." " 아니 손톱 발톱은 이제 당신이 시간 날때 깎으면 안되는거유?" 나의 퉁명스런 목소리에.. " 이사람아, 내가 깎다가 잘 못 깎을까봐 그러지." " 잘 못 깎을게 뭐가 있어요?" " 이젠 눈이 침침해 지니까 손톱깎기가 겁이나서 그래." 그 소리에 마음에서 무언가 ' 쿵 '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세월이 그만큼 많이 흘러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예전엔 장난처럼 깎아 달라고 하더니 이젠 눈이 침침하다고 합니다. 같이한 세월도 가만 생각해 보니 많이 흘렀더군요. 같이 한 세월 속에 좋은 일들만 있지는 않았겠지요? 서로를 소중히 여기고 살았겠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때론 좋은 친구처럼 속상할 때엔 원수처럼 생각하며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지금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나이들어가는 남편의 모습을 보며 나에게 참으로 소중한 사람이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이엄마
출처 : 아름다운가정만들기
글쓴이 : 인이 엄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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